[대표이사 칼럼]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다' (중부일보, 2011.10.05)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다'

  글로벌 경제가 다시 불확실성으로 빠져들고 있다.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는 근본 해법을 찾지 못하며 불안한 상황을 반복하고 있고, 미국경제는 8월 신용등급 강등의 소버린 쇼크 이후 주요 경제지표들이 더욱 하락하며 더블딥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선진국들의 막대한 재정지출은 재정위기란 후유증을 낳았고, 풀렸던 많은 돈이 유입된 BRICs(브라질, 중국,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를 포함한 신흥국가들은 물가상승의 압력으로 금융긴축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경기가 위축되고 금융불안이 지속되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증권,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아 출렁이고 있고, 실물경제 역시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국내 경제연구소들의 내년도 성장률 전망이 4% 이하로 떨어지고 있고, 일부 외국은행은 3% 이하의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뉴노멀(New Normal)로 대변되는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나타나는 저성장, 저소비, 고위험, 높은 실업률, 규제강화 등의 환경 속에서 어떻게 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최근 급변하는 경제상황이 다시 찾게 한 책이 있다. 필자가 글로벌 경제위기가 진행되던 3년 전 독일 본사에서 소집한 긴급회의 출장 시 읽었던 책으로, 세계 경영학 대가 중 하나인 램 차란(Ram Charan) 박사가 쓴 ‘Leadership in the era of Economic Uncertainty’이다.

 


  초유의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사태 이후 출간된 이 책에서 저자는 불확실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최고경영자뿐 아니라 회사 내의 각 기능들이 어떻게 위기에 대처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필자에게 다시 다가온 교훈은 cash(현금흐름)와 hands on, head in(현장경영)이다.

 


  Cash(현금흐름)는 기업운영에 항시 중요한 경영지표이지만 불확실성이 커지고 위험이 다가오면, 기업의 최우선 정책중심이 되어야 한다. 즉 성장, 이익중심에서 현금흐름 중심으로 변화를 요구한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여 cash breakeven point(현금흐름 분기점)를 낮추고 이에 맞추어 전 부문의 전략을 이른 시일 내에 정렬해야 한다.

 


  “Hands on, head in”은 직역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DBR 최신판에 실린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 박재희 원장 칼럼 제목에서 답을 찾았다. ? ‘듣고, 보고, 뛰고, 손으로 직접 행하라’. 바로 ‘현장경영’이다. 급변하는 외부환경 속에서 성공하려면 회사운영상 작은 부분의 빈번한 조정뿐 아니라 과감한 궤도수정도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최고경영자가 비즈니스의 상세사항과 외부환경 변화를 꽤 차고 있어야 빠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외부환경 변화는 고객, 협력사 혹은 경쟁사 등을 통해서 직접 듣고, 영업 일선과 잦은 교류를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한다. 내부적으론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유동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활동에 대한 상세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ground level of intelligence(바닥정보)가 모이면 이를 토대로 시장 트렌드와 회사의 상황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하고,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인재개발원 김인백 교수는 ‘내 삶에 도전장을 던져라’에서 다음과 같이 위기에 대해 말한다. ? “흔히들 ‘위기는 기회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앞자리를 따서 만들어진 단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죽느냐 사느냐의 위기 속에서 기회를 전혀 볼 수가 없었다. 그 후 준비된 다음에 위기가 다시 왔을 때 알았다.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라는 것을.” 기업경영에도 맞는 말이다. 위기를 극복한 후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다시 오고 있는 위기상황에 대비한 대응체계를 확립하고, 새로운 경제환경(New Normal)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체질 구축 등 불확실성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때다.

 



                              송상갑/경기도외투기업협의회 부회장, 랍코리아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