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칼럼(중부일보 2011.3.8 게재)

'동반성장' 中企 인프라 구축 기회로

  2008년 이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대한민국의 경제적 위상은 나라 밖에서 더욱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는 대기업들의 활약이 크다. 굴지의 한국 대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치르며 만들어낸 실적은 우리 기업인들의 자랑일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한국의 막강한 국가경쟁력을 이끌어낸 기반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의 대표주자 격인 이들 대기업의 발전에 힘입어 많은 하청기업들이 성장해 왔고, 각 산업기반 역시 급속히 확대되었다.

 

 
  하지만 한국의 대기업 위주 기업 정책과 빠른 성장전략은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한 중소기업의 희생을 강요해온 측면이 적지 않다. 최근 심각한 문제로 논의되고 있는 인력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양극화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졸자 초봉 격차는 2008년 이후 계속 벌어져 중소기업 초임이 대기업의 60%대로 내려갔다. 이에 청년실업자는 넘쳐나는데도 중소기업 취업 기피로 인력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의 질적 성장이라 할 수 있는 영업 이익률-현금 흐름도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이 늘어도 나빠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은 경쟁력 강화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설비, 인력투자를 적절히 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정부가 근래 ‘공정사회’, ‘동반성장’을 화두로 던진 이래 많은 대기업들이 협력사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을 포함한 여러 사회 주체들이 이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는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고무적인 일이다. 이번 기회에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협력과 상생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프라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대기업의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 향상과 더불어 협력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중소기업과의 선순환적 상생협력은 우선 일시적인 대책이 아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것이어야 한다. 또한 단순한 비용절감 활동을 벗어나 협력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 인적자원 지원을 통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상생협력이 기업문화로 확고하게 자리 잡아서 협력회사들이 일정 수준의 이윤을 달성하고 대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합리적인 계약조건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하청회사를 ‘협력회사’라고 부르고 있다. 서로 돕고 같이 성장하는 “상생”과 “동반성장”을 당연히 포괄하는 파트너(partner)라는 의미다. 대기업의 협력회사에 대한 진정한 자세 변화와 실천이 필요하다.

 


  중소기업도 변신해야 한다. 대기업에 의존하는 수동적이고 약자적인 자세를 지양하고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자생력과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함은 물론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수평적 네트워크형 협력은 대기업에 의존하는 하청관계에서 탈피해 인력과 자원, 기술자원을 공유해 중소기업의 취약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겠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간의 협력 수준은 물론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낮은 편인데, 동종-이종기업 간의 협력, 지역 클러스터 내 기업 간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시장상황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교섭력을 증대하고 자원을 공유하여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 정책은 기본적으로 기업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워주는 시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대-중소기업 간의 수직적, 중소기업 간의 수평적 협력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인프라 조성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본다. 또한 상생협력이 기업의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 확보, 고용안정, 부가가치 창출 등 국가성장동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일시적이 아니라 중장기적 실천과제로서 정책이 구현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급속한 기술발달과 경영환경 변화는 산업간 수직, 수평을 아우르는 통섭형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상생협력 강화, 정부의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송상갑/경기도외투기업협의회 부회장, 랍코리아 대표이사